Hy­o­cheon Je­ong je meno umel­kyne z Kó­rei, ktorá vy­tvára nád­herné ilus­trá­cie za­chy­tá­va­júce krásu za­mi­lo­va­nosti. Vďaka nim aj ty po­cí­tiš túžbu opäť sa do nie­koho za­ľú­biť. Pri­po­meň si, že nie je nič kraj­šie ako mi­lo­vať a byť mi­lo­vaná, však?

<우리라는 풍경> sns를 하면 여러 커플들의 사진을 보게 된다. 특히나 거울 앞에서 찍은 사진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조금 의아했다. 거울에 비친 배경이 멋진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카메라를 든 쪽의 얼굴은 대부분 휴대폰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사진의 목적은 나 역시 그 커플들의 대열에 올라서게 됐을 때 자연스레 이해하게 됐다. 남자친구와 길을 걷다 전면이 커다란 유리로 된 건물을 지날 때였다. 유리에 비친 비슷한 옷차림에 손을 꼭 잡고 있는 우리가 정말 예쁘고 잘 어울려보였다. ‘너’를 보는 것과는 달리 ‘우리’를 보는 건 어떤 조건이 필요했다. 그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나는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꺼내들게 됐다. 옷가게의 전신 거울 앞에서 찰칵. 빛이 좋던 날 손이 이어진 채 바닥에 늘어진 우리 그림자도 찰칵. 조용한 골목의 볼록 거울 아래서 찰칵. 남자친구네 집에 놀러간 날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도 찰칵. 딱히 찍을만한 배경들은 아니었다. 가게의 매대가 비치는 거울 앞이나 도시의 흔한 거리, 형광등 불빛이 삭막한 좁은 엘리베이터 같은 곳들이었으니까. 그런데 나 혼자라면 카메라도 켜지 않았을 곳들이 ‘우리’가 담기는 순간 무언가 특별해졌다. 찍을 만한 무언가가 됐고, 기록할만한 풍경이 됐다. 다들 그랬을 것이다. 어느 여행지의 빛나는 장소가 아니더라도, 멋진 포즈를 취한 채 삼각대로 찍은 사진이 아니더라도. 어둡거나 흔들리고 얼굴이 가려지더라도, ‘우리’를 담은 사진은 어디든 자랑하고 싶을 만큼 특별한 것이니까. Full image👉pro­file link gra­fo­lio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イラ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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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어렸을 때 엄마가 귀를 파주던 시간을 좋아했다. 엄마 무릎에 누워서 귓속에서 사각사각 들리는 소리를 듣던 때를. 크면서 부턴 혼자 귀를 팠는데 내가 할 땐 상처가 날까봐 굉장히 조심했다. 그럴 일도 없었지만 남에게 귀를 맡기는 건 더 상상할 수 없었다. 너무 깊이 넣어서 고막을 찌르면 어떡하나 무섭기도 했고 남에게 귓속을 보이는 것도 창피한 일이었다. 내가 엄마 외에 타인에게 귀를 내준 건 남자친구가 처음이었다. 그 애 무릎에 누워서 걔가 조용히 내 귀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였다. 괜히 민망해서 귓속이 어떠냐고 물었다. 걔는 웃으면서 별로 없어, 말하며 귀이개를 갖다 댔는데 그때부터 나는 창피하긴커녕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닿기도 전부터 나는 걔 무릎을 꽉 잡은 채 눈을 질끈 감고 깊이 넣으면 안 된다고 계속 중얼댔다. 귀에 들어온 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움직였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완전히 안심할 정도로. 무릎 위에 누워 귓속에서 사각사각 울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잃어버린, 내가 어렸을 때 가장 사랑하던 순간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다른 쪽 귀까지 끝나고 나도 해줄까 물었다. 의외로 선선히 귀를 내줘서 나도 조심히 귀를 파주었다. 걔야말로 깨끗해서 팔 것도 없었지만. 내 무릎에 걔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거나 이불을 꽉 쥔 손 같은 걸 보면서 부끄러운가, 아님 내가 실수로 귀라도 쿡 찌를까 겁이 나나 싶었다. 남자친구는 귓구멍이 커서 내가 가끔 새끼손가락을 넣는 장난을 치는데 그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고 창피해했으니까. 코에는 싫다는 내 손까지 잡아다 넣으면서 귀는 왜 부끄러워하는 건데. 그래도 이내 긴장을 풀고 편안해지는 표정을 보면서 생각했다. 지금 우린 서로에게 마음 같은 걸 내준 거 같네-. 귀를 파주는 건 그런 것 같았다. 보여주기 창피하면서, 선뜻 맡기기 두려우면서 믿고 내준다. 서로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조심스러운 손길 아래서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소중히 하고 있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Full image👉pro­file link gra­fo­lio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イラ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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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물기> 지하철 기다릴 때였나. 갑자기 뒤에서 안더니 내 머리에 입을 묻고는 정수리 부근을 잘근잘근 씹어서 히익- 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또 언젠가는 누워있는 내 다리 사이로 와서는 한쪽 발목을 감싸 올린 걔한테 아킬레스건을 그대로 콱 깨물린 적도 있다. 당시엔 대체 여길 왜 깨무는 걸까 싶어 당황스러웠던 순간들이 가끔 불쑥불쑥 떠올랐다. 어느 날은 "돌아보면 짜릿했던 것 같아. 어쩌면 나는 깨물리는 걸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지" 하고 말했다. 걔는 그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더 열심히 깨물기 시작했다. 온갖 곳에 이를 콱콱 박아 넣고 어느샌가 부터 나는 갈비뼈까지 씹히고 있었다. 가끔은 진짜 아파서 내는 소리에 눈에 불을 켜는 얼굴을 보고 있을 쯤엔 신중치 못했던 내 발언이 후회스러웠다. 며칠 굶은 들개에게 시달리는 개껌이 아마 이런 기분일 거야. 이러다 뜯어 먹히겠다 싶어 가슴팍에 안긴 머리통에 세게 꿀밤을 때린 적도 있었다. 갑자기 자긴 왜 쥐어박은 건지 도통 모르겠다는 억울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눈빛에 와, 진짜 잡아먹을 셈? 묻고서야 이 개는 서서히 적당한 세기를 찾아냈다. 내게 지나치게 성실한 동물에겐 뭔가 좋다는 말조차 신중해야 하는구나. Full image👉pro­file link gra­fo­lio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イラ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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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눈이 부신 것처럼> 이맘 때면 발 밑으로 분홍빛 카페트가 깔려 바람이 불면 한 올 한 올 동그랗게 풀려 날아가던 날에 누웠지. 벚꽃잎 하나가 네 속눈썹 위로 살풋 내려앉았을 때 너는 눈을 찡그리듯 웃었어 눈이 부신 것처럼. 세상이 너무 봄빛이라 그랬나. – 네 얼굴 위의 꽃잎은 꼭 알맞은 데를 찾아 앉은 것 같은데. 눈 한 번 깜빡이면 금세 날아가버릴 것 같아 울고 싶어졌네. 아름다운 건 늘 그랬어. 억지로 쥐면 시들고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뺨을 다정히 스치고 떠나. 안녕이란 단어는 이 작고 동그란 꽃잎을 닮았지. 너무 가벼워 바람 한 숨에 흩날려 사라지는 아쉬움이. – 햇살 속 작게 윤이 나는 속눈썹을 잃어버려서 찾아온 봄이 앉을 데 없어 더 빨리 떠나네. 나는 그때 네 표정처럼 눈을 조금 찌푸리고 이 계절을 보내. 마치 눈이 부신 것처럼. .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イラ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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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co­ver il­lu­stra­tion <Jac­ket co­ver> -Boss. Ple­ase don’t flirt. -Jam­sai pub­lis­her . 태국의 Jam­sai 출판사와 작업한 북커버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저는 보통 성인 소설 일러스트는 문체나 내용이 아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한 작업하지 않는데, 태국 소설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 알 방법이 없었어요ㅋㅋ 제목부터 갱장히 맘에 걸려서 담당자님께 조심스레 수위가 어떻게 되는지 예시 들 게 떠오르지 않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책은 안봤지만 영화는 봄)와 비슷하냐고 여쭤봤어요. 한국어로 걱정하지 마세요^^ 그레이가 10이면 이 소설은 4 정도입니다^^라고 넘 귀엽게 답변 주신 팟차랑님ㅋㅋㅋ 다행히 채찍 같은 건 안나오나보네.. 믿고 작업했뜹니다.. Thanks Pa­cha­rang! . #bo­ok­co­ver#jac­ket#il­lu­stra­tion#pain­ting#art#art­work#북커버#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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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더라도 아름다운 것.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사랑은 죽은 것을 살리고, 상처받은 것을 치유하는 생명력을 가진 걸로 자주 묘사되잖아요. 아름답고 따뜻하며 숭고한 것. 그런데 제가 하는 사랑은 좀 달랐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태어나 널 만나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느끼게 했지만요. 반대로 너는 나를 완전히 무너지게 만들 거야, 언젠가 나는 너 때문에 죽고 싶어질 거야 라고 생각하게 했거든요. 꺼져가는 걸 살릴만큼의 커다란 힘을 가졌다는 사랑이 저에겐 딱 그만큼의 반대급부가 있었다고나 할까. 이 사람과 하는 사랑은 때론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것만 같았어요. 그럼에도 나를 산산이 무너뜨릴지도 모를 사람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결국 예감대로 그에게 너 때문에 죽고 싶어, 라고 내뱉은 순간에야 비로소 나는 그 사람 때문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에요.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이겠지만. 우울과 심약한 충동 속을 기어가듯 살던 나를 일으킨 이도, 또 언제든 단 몇 마디 말로 나를 원래 있던 곳으로, 또는 그보다 더 어두운 심연으로 밀칠 수 있는 이도 이 사람이니까. 사랑에 모양이 있다면 저의 것은 아름답지만은 않겠지만요. 저는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 어떤 것도 빚어내지 못했을 거예요. .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イラ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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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점> 오랜 연애는 많은 걸 덤덤하게 만든다. 너와 사귀기 초반의 나는 어땠더라. 마주 앉아 밥을 먹을 때면 매번 체기에 시달렸다. 엄청나게 무거워진 심장이 명치까지 내려와 둥둥거리는 느낌 때문에. 너와 자고 나서는 더 엉망이었다. 한동안 커다란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 사이에서 내 머릿속을 채운 거라곤 망측하게도 수업 내용이 아닌 벗은 어깨나 쇄골뼈 위 움푹 팬 데 있던 점, 허겁지겁 뻗어오던 손길 같은 것들이었다. 그랬는데. 그런 날들이 이젠 희미해. 그런데. 그래 그런데도. . 나를 내려다보며 조르듯 내 엄지손톱을 성마르게 문지르는 너는 여전히 내 어깨를 움츠러들게 해. 그때부터 나는 둘만 아는 못된 장난을 몰래 시작한 것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하지. 발목 안쪽을 깨물며 내리깐 네 속눈썹이 드리운 그늘이 너무 짙어서 나는 또 처음처럼 얼굴을 붉히고. 그렇게 오래된 연인의 타고난 관능은 느슨하게 풀려있던 마음을 꽁꽁 옭아맨다. 쾌감이 낡은 연애를 날카롭게 찢는다. 더는 떨지 않아? 여유로워? 묻는 것처럼. . 너와 쌓은 오랜 연애 속에는 이렇게 무수히 많은 작은 긴장의 순간들이 도사리고 있다. 지루할 틈도 없이. 여전히 얼굴을 붉히고 어깨를 굳게 하는. 우리는 너무 잘 알기에 편안하지만, 또 그렇기에 능숙하게 서로의 불씨를 지필 줄 아는 거야. 함께 한 시간 속에서 배운 거야. 엄지손톱과 발목 같은 곳에 숨겨진 발화점을. . #art#art­work#il­lu­stra­tion#pain­ting#일러스트#イラ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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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orry!! My bat­tery died du­ring the bro­ad­cast. Thank you for un­ders­tan­ding me. I will be more ca­re­ful. And to­day’s pla­y­list ar­tists are Moon moon and Che­rot. You can see the re­cor­ded vi­deo on v live now. Thank you for wat­ching and Happy Pe­pero Day-❣️😘 _ 방송이 갑자기 끊겨서 놀라셨죠! 죄송해요. 노트북 배터리가 방전되어 꺼졌어요.😓 다음부턴 잘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 못 보신 분들은 녹화본이 브이 라이브에 업로드 되었으니 놀러와주세요-! 오늘 방송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주 금요일 여덟시에 또 만나요. 오늘 음악 플레이리스트 가수는 문문과 쉐로입니당. 그럼 내일 즐거운 빼빼로 데이 보내세요🤗💓 . #vlive#li­ved­ra­wing#art#art­work#il­lu­stra­tion#pain­ting#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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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 물에 잠기기 전 마지막 숨을 삼키듯 절박하게 기록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나는 금세 사랑 같은 걸 찾을 거기 때문에. 마음이 잔뜩 벼려진 지금 그래야만 했다. 잊지 않고, 잘 되새기고, 제대로 행동하기 위해서. . 결국엔 결단을 내렸다, 라고 말하기엔 이미 수많은 날들 속에서 답이 정해져 있는 길을 애써 모른채 에둘러왔던 거다. 원래 너무 좋아하면 자꾸 모르는 척하고 합리화하고 변명하고 변호하고 위안 하면서 제대로 보지 않으려 한다. 맞지 않는 퍼즐 귀퉁이를 망가트리면서, 빈 구멍을 애써 메우면서. 그게 상처인 줄도 모르고, 좀먹는 줄도 모르고. . 서로를 나락으로 밀치고 나서도 사랑이 동나는 것은 아니었다. 단번에 사라지지 않는 것에 또 고개를, 마음을 갸우뚱 하며 오래 지리멸렬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래도 괜찮겠지. 어차피 항상 괜찮지 않았으니까 더 안 괜찮아지는 것도 별일 아닌 것이다. 사무치는 밤들이 지나면 드디어 나만 남는, 나만이 내게 상처를 주고 나를 상처주는 것은 나뿐일 매일만이 남는다. . 모르는 척 하고 외면해봤지만 결국엔 원래의 길로 들어서게 되어있었다. 운명 같은 건 안 믿지만, 그럴 거라고 말하는 것들에 언제나 반대하고 반항하고 저항하고 싶었지만, 그런 것은 언제나 그런 것이고 아닌 것 역시 결국은 아닌 것이다. 그뿐이다 내가 모른척 해온 것들은. 앞으로 머리에 쑤셔 넣고 살아야 할 것들은. . 그렇지 않으면 숨 막힐 거야 모두가. 산소가 없는 데서 목을 부여잡고 가슴 쾅쾅 치며 살다가, 부둥켜 안은 서로의 숨을 빼앗는 주제에 그게 입맞추는 건 줄 알고 살게 될 거야. . #art#art­work#il­lu­stra­tion #pain­ting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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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 않는 고리의 행방> 네가 내게 준 조악한 약속이 얼마나 달콤했는지. 입안에 넣고 굴렸다 빼면 얼마나 빛이 났는지. 마치 진짜처럼! 진짜처럼! 닳는 줄도 모르고 나는 거기에 얼마나 처절하게 입을 맞추었나. 손가락에 걸린 싸구려 감촉에 몸을 떨며 즐거워했나. 전부 사라지고 남은 건 그저 끈적한 침으로 범벅이 된 손등인데. 그게 또 여전히 달아서 나는 울고 싶어졌지. 이렇게 나이 먹고 이런 걸 정신없이 빨다가 이렇게 더러워졌답니다! 말하곤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었어. 알맹이가 사라진 약속은 여전히 손가락 사이에서 헐렁이는데. 그렇게 주머니에서 굴러다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잃어버리겠지. .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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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레시피> 네가 해주는 요리는 항상 맛있어서 매번 레시피가 궁금했다. 가서 앉아 쉬라는 네 말에도 요리하는 네 뒤에서 기웃거렸던 이유. 음, 칼질은 나보다 더 잘하네. 밥 볶다가 소금, 후추…나랑 넣는 재료는 비슷한데 왜 네 요리는 유달리 더 맛있을까. 따뜻함이 혀 위로 타박타박 걸어 들어오는 맛. 생각해보면 나의 식사는 네가 요리를 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주방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커다란 뒷모습, 콧등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는 얼굴과 너의 뻗친 머리. 나를 위한 일에 몰두하는 그 뒷모습부터 꿀꺽 삼켜본다. 이렇게 다정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맛이 없을 수 없지. . 이번 그림 속 남자 얼굴 너무 취향이라 그리는 내내 비싯비싯 웃었다. 머리 길고 피어싱 많은 것도 섹시함. 흑발이었으면 완전 내 이상형인데. #il­lu­stra­tion #dra­wing #pain­ting #art#art­work#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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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N JEJU> 우리는 이번 여행에 초록 색 지붕의 예쁜 집을 빌렸어요. 주변엔 밭과 돌담, 멀찍이 집 몇 채가 있는 조용한 곳이었어요. 마당엔 널찍한 평상이 있고 집 안엔 작고 예쁜 소품들이 가득했어요. 주방의 찬장엔 예쁜 그릇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고, 방엔 철 지난 크리스마스 전구가 반짝였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현란한 빛과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시의 밤과는 달리 이곳의 밤은 별만 조용히 빛나는 고요와 어둠이었어요. 우리는 밤이면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었어요. 천장이 낮은 집엔 음악이 더 높은 밀도로 가득 차는 것 같았는데. 동그란 시골 밥상에 간단한 음식을 차리고 술잔을 기울이며 촛불 아래 노랗게 빛나는 서로의 발을 내려다보던 밤. 이곳의 적막은 하나도 낯설지 않아요. 꼭 언젠가의 우리 집처럼. 이 여행에서 남을 최고의 추억은 옆에서 들리는 숨소리일 거예요. 이불 아래 맞닿은 발의 온기일 거예요. 내 여행의 하루하루는 낯선 흥분보다 둘이서 만든 조용한 일상으로 더 빛이 났어요. 어제 본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름다워서, 여행 동안 묵게 된 집이 예뻐서, 파도소리 밀려오는 수평선 아래로 천천히 가라앉는 찬란한 노을을 보게 돼서, 꼭 가고 싶었던 비치카페의 반짝이는 전구 아래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게 되어서. 그래서가 아니라. 그저 그 바다를, 그 노을을, 그 파도와 그 음악과 그 따뜻한 잔을 쥔 시간들에 네가 있었고. 그냥 함께 맛있는 걸 먹고 잠들고 일어나는 일들이 가득해서. 둘이 같이 사는 일은 이 여행처럼 그래서, 그랬기에, 가 아니라 그저, 그냥, 이렇게 좋을 거라고. 벽걸이 CD 플레이어가 돌아가는 소리와 낮은 천장 아래 가득 찼던 음악처럼. 행복처럼.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jeju#일러스트#제주여행#작은섬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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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등> 나는 4년간 기숙사 생활을 해서 철마다 집에서 기숙사로, 다시 기숙사에서 집으로 작은 이사를 다녔다. 졸업하기 전까지 내 마지막 몇 번의 이사에는 언제나 남자친구가 함께 해줬다. 짐을 옮겨주는 건 물론이고 새로 배정받은 방의 청소까지도. 아마 기숙사 설립 후 한 번도 청소된 적 없었을 배수구의 뚜껑까지 해체해 여자들 머리카락 대단해- 하며 머리카락 뭉텅이를 꺼내는가 하면. 이 방은 외풍이 심하지 않을까 하면서 창문을 살피다가 창문틀의 시커먼 먼지까지 깨끗이 닦아냈다. 집에 놀러 가면 솜씨 좋게 요리해주고 설거지라도 할라치면 주방엔 얼씬도 못하게 했다. 나는 비위가 약해서 음식물 쓰레기 치우는 게 늘 고역이었는데, 남자친구는 원래 우리 집 분리수거랑 음식물 쓰레기 담당은 나야- 하면서 익숙하게 집안일을 해냈다. 좁은 기숙사 화장실 배수구 앞에 쭈그려 앉아 낑낑대던 커다란 등, 창틀을 구석구석 닦던 등, 가스불 앞에서 땀을 흘리며 요리하던 등, 금방 버리고 오겠다며 양손에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가던 등. 나는 그 등에 반했던 것 같다. 언제나 가족을 위하던 저 다정한 등과 언젠가 나도 가족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던 것 같다. #art#art­work#il­lu­stra­tion#dra­wing#pain­ting#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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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roj: bright­sid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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